
어멍 강옵서
박지훈 글, 그림
걸음동무
바람이 멎고 나무가 조용해졌어요.
내 기도를 들어준 것처럼 소나기가 그쳤고, 어두운 구름을 거두고 볕이 과랑 과랑(햇볕이 쨍쨍)비추었어요. 언제 그랬냐는 듯 바다도 잔잔하게 반짝이고 있어요. 어멍이 물질하는 곳에 가봐야겠어요. 오늘따라 어멍이 무척 보고 싶어요. 뭔가 어멍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데......어멍이 물질하는 곳을 찾았어요. 지금 막 물질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고 계시네요. ˝어멍!˝ 나는 큰 소리로 어멍을 부르며 도르멍갔어요. 나는 어멍에게 수줍게 꽃을 내밀었어요. ˝이게 뭐니?˝ ˝꽃이야, 어멍˝ ˝어멍 주는 거니?˝ ˝응, 어멍˝ 어멍의 눈이 커다래지면서 함박웃음을 웃어요.
저녁노을 진 바닷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나는 모래위에 생긴 어멍 발자국을 꾹꾹 밟으며 걸었어요. ˝어멍, 나 밥 많이 먹고 쑥쑥 클 거다.˝ ˝왜?˝ ˝그래야 어멍이 물질할 때 같이 하지.˝ 어멍은 먼 바다만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습니다.
어린 시절을 제주도에서 보낸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인 우리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제주도 동쪽 끝에 사는 은정이의 엄마는 해녀.
이 그림책은 제주도의 생활과 문화, 정서를 바탕으로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망사리를 손질하고 물질을 하러 가야하는 바쁜 엄마를 보며 심통이 나는 아이.
친구들과 놀러나간 아이는 마음 한 구석에서 미안한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래서 엄마 얼굴만 생각하지요.
그런데 갑자기 휘위잉 휘위잉 바람이 불면서 비가 후두둑 내리자 아이는 겁이 납니다. 무서운 생각도 들고요. 두 손 모아 바람이 멈추고 비가 그쳐서 엄마가 무사하길 간절히 기도 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엄마를 향한 사랑만이 느껴집니다.
항상 곁에 있고만 싶은 포근한 그리움, 엄마의 이야기.
고즈넉하게 제주의 풍경을 그리며 모녀 사이의 애틋함이 마음을 울립니다.
저녁노을 진 바닷가 풍경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와 엄마의 그림자가 아름답습니다.
ⓒ아이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