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
정다미 지음
이장미 그림
한겨례아이들
2018.2
부엉이 펠릿으로 시작하는 흥미로운 동물 생태학
새가 먹이를 소화하고 입으로 게워내는 것을 ‘펠릿’이라고 한다. 펠릿의 구성물을 조사해 보면 그 새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고, 나아가 그 지역 생태 환경과 먹이사슬까지 밝혀낼 수 있다. 한겨레아이들 신간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는 수리부엉이 펠릿을 분해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생태계를 탐구했던 지은이의 실제 경험을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며 각자가 사는 지역의 생태에 관심을 갖도록 권한다. 어린 과학자의 눈으로 보고 기록한 다양한 조류의 생태 정보를 따뜻한 그림과 함께 만나 보는 책이다.
지은이 정다미는 자연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 초등학생 때 마당에 죽어 있는 새 한 마리에서 시작된 관심은 새에 대한 모든 것을 관찰하고 수집하고 기록하기에 이르렀고, 울음 소리만 들어도 어떤 새인지 구분하는 ‘새박사’가 되었다. 열정은 펠릿 연구로 이어졌다. 사람들이 더럽다고 여기는 새 펠릿을 주워와 분해하고, 뼈를 맞추고, 깃털을 대조해가며 수리부엉이의 먹이 활동과 지역 생태계를 탐구한 결과는 전국과학전람회 수상으로 돌아왔다. 고등학교 시절의 일이다. 어린 시절부터 새가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탐조를 다니던 지은이는 특수재능우수자로 대학에 입학했고, 대학 시절에는 창의와 열정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인재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지은이는 현재 대학원에서 제비를 연구하고 있으며 탐사, 환경 운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생태계의 비밀 창고, 꾸룩새 연구소로 놀러 오세요
새가 나오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새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수집하며 새 사랑을 키워 가던 주인공 다미는 어느 날 자기만의 연구소를 만드는데, 바로 ‘꾸룩새 연구소’다. 꾸룩새는 다미가 좋아하는 올빼미과 새들을 부르는 별명이다. 다미는 독자들에게 꾸룩새 연구소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갖가지 사연을 함께 전하는데, 말 그대로 ‘새’로 시작해서 ‘새’로 끝나는 곳이다.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등 올빼미과 새들의 펠릿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 펠릿 표본, 집쥐 머리뼈, 멧토끼 다리 등 강심장을 요하는 ‘수리 부엉이 잔존물 표본’ 등이 소개된다. 제비 사체에서 수집한 2천여 개의 깃털 표본, 제비 둥지 수집물 들도 눈길을 끈다. 다미는 조류 보호소에서 만난 날개 잃은 수리부엉이의 소화 과정을 엑스레이로 촬영한 경험이 있다. 이때 찍은 엑스레이 사진에는 펠릿의 생성 과정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책은 꾸룩새 연구소 주변의 환경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다미는 자신이 집 주변의 동물들을 탐구하는 과정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둥지상자와 먹잇대를 만들어 새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가까이에서 새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물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인 인공 옹달샘은 새들이 찾아와 목욕을 하고 목을 축이는 곳이다. 새뿐 아니라 뱀, 고양이, 너구리, 개구리들도 물의 정원을 찾아온다.
이어서 다미의 숲 탐험을 따라가 본다. 탐조 활동을 위한 준비와 주의할 점, 소쩍새를 만났던 잊지 못할 추억,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 동물들의 흔적 찾는 법 들이 소개된다. 그리고 드디어 바위산에 살고 있는 꾸룩이, 바로 수리부엉이를 만나게 된다. 알을 품고 있는 수리부엉이 암컷을 관찰하고 기록한 다미는 서식지에서 좀 더 걸어 수리부엉이들이 즐겨 찾는 소나무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펠릿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다미는 집으로 돌아가 펠릿을 분해하는 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보여준다. 펠릿을 물에 적셔 핀셋으로 분해하기 시작하자, 뼈, 깃털, 볍씨, 모래주머니 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다미는 구성물을 분석하며 펠릿의 주인이 초식성 조류인지 육식성 조류인지, 어떤 동물을 사냥했는지, 나아가 잡아먹힌 동물의 먹이는 무엇이었는지까지 밝혀낸다.
꾸룩새 연구소 주변에서 하루 동안 직접 만나거나 흔적으로 발견했던 ‘동물 지도’, 그리고 생태계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나타낸 먹이그물을 함께 보는 것으로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는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