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디디에 레비 글
장 바티스트 부르주아 그림
김주경 옮김
이보연 해설
이마주
2017.5

 

친구분께 선물 받으신 아빠의 회중시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가 가지고 다니던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동화책이나
티비에서 보던 끈이 길게 달린 그 시계를 손에 쥐면 어딘가 다른 세계로 데려다줄 것만 같았어요.
항상 탐이 나던 아빠의 애장품.
어느 날은 항상 만지작 거리기만 하던 그 시계를 아빠 몰래 학교에 가져갔다가
시멘트 복도 바닥에 떨어뜨려서 유리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콩닥콩닥 두려운 마음으로 아빠께서 소지품을 넣어두시는
책장 서랍에 모르는 척 넣어두었습니다.
저와 동생에게 시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물어보시는 아빠께 모른다고 대답하며
엄청난 제발 저림을 경험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클로비에게는 손수건이 있어요. 점점 크기가 커지는 손수건 '포포 피포'랍니다.
포포피포가 그냥 혼자서 크기가 변하진 않아요. 바로 거짓말이 필요하죠.
클로비의 손수건은 점점 커집니다.
스카프만큼, 목도리만큼 커진 손수건은 결국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집니다.
괴물같이 변해버린 손수건은 클로비를 끌어안고 꼼짝도 못하게 합니다.
클로비가 제발 나 좀 내버려 두라고 소리쳐도 더 꽉 끌어안을 뿐이었죠.
괴로워하던 클로비는 결국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는 방법을 택하기로 합니다.
손수건의 크기는 줄어들 수 있을까요?

순간을 피하고자 내뱉은 작은 거짓말은 거짓말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로 점점 변해갑니다.
모두를 속였다고 생각하지만 단 한 사람, 자신만은 속일 수 없죠.
거짓말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잘못한 것에 대해 혼이 나고, 야단을 맞는 것이 나를 뒤덮어 버린 커다란 괴물 손수건과 살아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어요. 마음의 무거운 짐을 덜고 내 삶의 주인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하는 아이들의 거짓말을 모르는 어른이 몇이나 될까요?
작가의 말이 흥미롭습니다.

 


'거짓말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첫 번째 연습이며,
부모는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를 들어 주는 첫 번째 청중이다.
스스로 시작한 이야기를 잘 끝낼 수 있게 잘 지켜봐 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다.'

 

ⓒ아이윙 그림책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