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졌다!
서현 글, 그림
사계절
2012.06
어떻게 하면 키가 클까요?
키가 빨리 크기를 바라는 꼬마가 있습니다.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보고 팔다리가 빠질 만큼 잡아당겨도 보고 천정에 발을 붙이고 물구나무도 서 봅니다. 하지만 키는 빨리 자라지 않습니다.
비오는 어느 날, 책을 보며 놀던 꼬마는 책에서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꼬마는 당장 밖으로 달려 나가 자기 발을 땅에 묻고 비를 맞습니다. 사람도 비를 맞고, 광합성을 하고, 흙에서 양분을 얻으면 나무처럼 쑥쑥 자랄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꼬마는 정말 키가 커졌을까요?
커졌다!
『커졌다!』라는 제목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듯이 꼬마는 키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꼬마의 키가 얼마나 커졌을지는 여러분 스스로 상상해 보고 이 책을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 『커졌다!』는 독자들에게 바로 상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커졌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처음엔 키가 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에 대해 상상합니다. 커다란 팔이 꼬마의 팔다리를 잡고 늘이는 장면이나 테이프로 천정에 발을 붙여서 물구나무를 세운 장면은 이미 이 책이 어떤 세계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명백하게 알려 줍니다.
서현 작가는 키가 크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장난삼아 던질 수 있는 말들을, 작가 스스로 상상하고 실제로 그렸습니다. 지금 제 눈앞에는 신나게 그림을 그리는 서현 작가의 모습이 선합니다. 남들은 그저 말로만 해보는 상상을 서현 작가는 실제로 그려서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누군가 장난삼아 해본 한마디 말이 진짜 그림책으로 커졌습니다. 유쾌한 상상이 즐거운 예술 작품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정말 커졌다!
그림책 『커졌다!』는 상상놀이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물론 저는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이 서현 작가의 상상을 뛰어넘기를 바랍니다. 저는 서현 작가의 상상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론 그래서 더 즐거웠습니다. 서현 작가의 상상이 제 상상을 넘어서는 순간, 저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래! 이 맛에 책을 보는 거지!’ 하며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감탄의 순간이 지나자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실제로 그 꼬마가 서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키가 크기를 바란 꼬마가 아니라 작가가 되기를 바란 꼬마 말입니다.
작가가 되기를 바란 꼬마가, 작가가 되기 위해 수많은 상상을 하고 그 수많은 상상을 실제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꼬마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상상놀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일장춘몽’이 아니라 일장춘몽이 진짜 ‘인생’이 되었습니다. 상상이 정말 커져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림책 『커졌다!』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인 것입니다.

필자 소개: 이루리
동화작가, 그림책 평론가, 도서출판 북극곰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