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삼킨 코뿔소
김세진 글, 그림
모래알

 

코뿔소가 왜 달을 삼켰다고 제목을 지었을까..
표지에서 보이는 차가운 파란 밤의 노란색은 왜 이리도 쓸쓸해 보일까..
설마 하는 아프려는 마음으로 읽어 넘긴 이 책은 역시 그날의 아픔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2014년 4월 16일,
함께 아팠던 그 사건으로 인해 노란색만 보면 먹먹하게 아려오는 마음을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뉴스에서 봤던 씨랜드 사건이 회자될 때 그 일을 다룬 뉴스를 다시 찾았다가 끝까지 읽어 내려 가지 못한 기억도 납니다.
아마도 엄마가 된 이후 아이를 잃는 슬픔은 말로 형용할 수도, 그 일을 똑바로 직시하기도 어렵게 되어 그런가 봅니다.
이 그림책도 첫 장을 본 후 글을 읽기가 어려워 그림만, 자꾸 그림만 넘겨보았습니다.
그 후에 읽은 글과 그림..
노란 아기 코뿔소가 신나게 뛰어놀던 초원과 사라진 아기를 부르며 헤매고 다니는
까맣게 타들어간 엄마 코뿔소의 심정이 자꾸만 대비되어 가슴을 움켜쥐게 합니다.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아기를...
가슴속에 꾹꾹 눌러 삼킨 채 얼마큼 인지도 알지 못할 까만 밤을 보냈을 엄마 코뿔소를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쩌다 그리되었느냐고, 이제 어쩌냐고 몇 마디의 말을 건넬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그 까만 밤을..
셀 수도 없던 그 까만 밤... 
달빛조차 없던 그 깜깜한 마음에 말없이 함께 서 있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겨우 삼킨 쓴 약이 자꾸만 거꾸로 솟구쳐 쓴 내를 견디듯, 꾹꾹 눌러 삼켜도 느껴지는 아픈 그리움과 함께 하고 있던 마음을 보게 합니다.
영원히 빛을 잃은 것 같은 엄마에게 다시 찾아온 달 빛.
그곳쯤 가니, 사실 거기쯤 가서야 조용히 걸어가 엄마를 안아줄 수 있었습니다.
그때야 꾹 누른 눈물을 뚝뚝... 뒤늦게 함께 흘릴 수 있었습니다.
달을 삼키고 깜깜한 밤을 보내고 있을 마음에 이 그림책을 읽어 드리고 싶은 시간입니다.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모자 쓴 산딸기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