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논장
수많은 각자의 현재를 살아가며 만나는 일상을 통해 가지게 되는 생각과 시선의 차이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물고기가 시선을 위로, 새가 시선을 아래로 둘 때, 그 둘이 세상을 이해하던 경계가 같지만 달랐음을 보듯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한 가지의 현상은 확연히 다른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여러 그림과 문장들을 통해 보여 주고 있어요.
그리고 그 차이를 그저 다름으로 결론짓지 않고 각자가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게 나름의 결론을 열어둔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우습고,
어떤 사람에게는 슬프다.
어떤 사람에게는 지루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흥미롭다.
어떤 사람에게는 끝인 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시작이다.
민머리에 인디언 모자를 쓴 아이는 마치 광대보다 더 우스운 분장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 아이를 보며 웃는 광대들과 그 아이를 보며 슬픔과 안타까운 눈빛을 보이는 여성이 대비되어 그려져 있어요.
사각 체스판 앞에 세상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남성과 반짝이는 눈빛으로 체스판을 이리저리 꾸미고 리크레이에이티브한 창작물로 다루는 여성이 대비되어 그려져 있고요.
같은 시간, 생을 다한 사람임을 암시하는 그림과 새 생명을 품에 안은 여인의 모습이 대비되어 그려져 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일에 관용적일 순 없지만, 적어도 나와 가까이에서 관계하는 사람들. 가령 회사 동료, 친구, 봉사단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나의 아이들과 남편, 가깝고도 먼 시댁 식구들.
이들과 관계에서 이해의 지평을 넓혀 보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그림과 책 속에선 이해가 되지만, 실제 같은 상황에 이견이 발생했을 때나 나와 다른 시선으로 인해 상처가 되었던 경험이 있지 않았나요?
이럴 때 한 템포 쉬며 상대의 삶의 처지와 환경을 읽어 볼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한자리 차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그릇이 나의 상처에 집중하게 하는 시선을 옮김으로써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마음의 고통을 녹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내 마음에도 두 가지 마음을 품을 때가 얼마나 많나요?
하물며 나와 다른 사람이 가지는 다른 마음이라면?
무언가 나와 맞지 않는 타인의 행동과 말에서 가능하다면 내 시선의 편견 없이 선의를 먼저 보며 이해해 볼 수 있기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읽는 동안 나와 다른 시선에 관하여 아량이 마음 밭에서 터를 넓혀가는 상상을 해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생각의 문을 많이 두드리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시선에 닿은 이 책은 어떻게 읽힐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 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구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친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