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궁금한 곰
옥사나 불라 글, 그림
엄혜숙 옮김
봄볕

 

 

졸린 눈을 하고서도 잠과의 사투를 벌이는 아이들.
잠들고 나면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봐 잠을 못 자는 걸까요?
시간 장소와는 전혀 상관없이 졸리면 자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잠에 예민하고 잠투정이 심하고, 낮잠도 안 자려 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말이지요.

여기 겨울잠을 거부하는 곰이 있습니다.
자신이 겨울잠에 든 사이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를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듣게 되었거든요.
겨울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도저히 잠을 자고 싶지가 않은 곰.
이대로 겨울잠에 든다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곰을 재우기 위해 나무 요정들은 분주해집니다.
곰이 겨울잠에 들어야 비로소 겨울이 찾아오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여유 있게 쉴 수 있으니까요.
나무 요정들은 곰을 위해 차가운 북풍을 막아 주고,
따뜻한 볕이 오래 들 수 있도록 남쪽으로 구멍이 뚫린 아늑한 동굴 안에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실어 나릅니다.
예쁜 낙엽들을 쌓아 푹신푹신한 침대도 만들지요.
겨울잠에서 잠깐씩 깰 때 먹을 수 있도록 간단한 식사까지 준비했어요.
드디어 곰은 잠에 들었어요.
이제 나무 요정들은 쉴 짬이 생겼네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차를 마시며 지난 계절의 다사다난했던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그런데 그때,
잠에 든 줄 알았던 곰이 살포시 한쪽 눈을 뜹니다.

어떠세요?
잠을 자려고 하지 않는 아이와, 잠을 재우려는 부모의 모습과 똑 닮지 않았나요?
놀고 싶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투정 부리는 아이들.
끝까지 눈꺼풀의 무게를 견디며 버티지만
결국은 스르르 잠이 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슬며시 웃음이 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윙 그림책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