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권정생 시
김환영 그림
사계절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고,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작품을 우리에게 선물한 우리 시대의 소중한 작가 권정생.
그의 작품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감동을 주는 이야기,
진실되고 올바른 현실 인식이라는
세 가지의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 세가지가 고스란히 담긴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1950년 어느 봄날, 한 아이가 엄마와 형과 집 모퉁이 토담에 강냉이를 심었습니다.
형은 구덩이를 파고, 아이는 강냉이 알을 넣었지요. 그중 한 포기를 손가락으로 콕 점찍어 놓고,
열매 맺어 영글기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때. 그만 전쟁이 터져 버립니다.
어느새  옥수수가 키만큼 자랐는데 말이죠.
가족은 먼 피난길을 떠나게 됩니다. 주린 배를 채워 줄 강냉이며 병아리, 멍멍이를 남겨둔 채...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먹을 것이 없어 궁핍했던 시절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배고프던 시절, 강냉이를 심고 그것이 자라고 여물기를 기다리던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힘들었을 전쟁으로 인한
이별, 죽음, 고통, 슬픔 또한 느껴져 마음이 저려옵니다.
강냉이를 심던 그때의 평화로움, 기대감, 설렘을 몽땅 빼앗아가 버린 아픈 전쟁을,
아이들에게는 자기가 심은 강냉이조차 못 먹게 된다는 것, 친구들과 이별하게 된다는 것으로 설명을 해 봅니다.

『강냉이』는 권정생 작가가 10세 때 쓴 시를 김환영 작가의 그림을 더해 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김환영 작가는 작업을 위해 시골집의 화장실 앞에 강냉이를 열 포기쯤 심고 오가며,
볼일을 보며 강냉이의 성장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10세의 어린이 권정생의 가슴에 남은 전쟁의 기억과 서정이 느껴지는 소중한 평화 그림책입니다.

 

ⓒ아이윙 그림책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