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2017.11
영아 혹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나온 까꿍 책 아세요? 숨기 놀이는 아이들에게 있어 만인의 연인 같은 놀이이지요.
제목에서 그 친근한 까꿍 놀이가 느껴지는데 어떤가요?
그런데 저는 사실 텍스트보다 이 그림책 표지에서 강력한 끌림이 느껴졌어요.
빨간 지붕과 빨간 외벽, 작은 굴뚝에선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어요. 창가로 식물을 가꾸는 엄마의 편안한 미소가 보이고.. 마당에는 단정히 쌓아놓은 장작과 자전거 같은 것들이 보여요. 집을 보여준 표지의 풍경이 이 집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을 먼저 채워 줍니다.
똑똑똑, 실례할게요.^^
역시... 첫 장부터.. 공간이 너무 예뻐요. 엄마가 케이크를 만들고 있네요. 식탁에 케이크 레시피가 있어요. 주방 바닥 타일 좀 보세요. 정말 이쁘지 않나요? 상부장이 적당히 생략된 주방 싱크대며 아기자기한 그릇과 주방장갑이 이케아의 공간을 보는 듯 참 예뻐요. 게다가 식탁의 모카포트를 보니 커피향을 즐기는 부부의 모습도 상상이 되고요. 아이를 위한, 혹은 부부의 티타임을 위한 케이크를 준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이 가정의 따뜻한 일상 하나를 엿보는 기분 좋은 느낌이 시선을 오래 머물게 만듭니다. 그래서 첫 장에서 다음 장으로 매우 더디게 넘어간 책이었어요.
케이크가 완성되었나 봐요. 엄마가 토마스를 부릅니다. 하지만 토마스는 들리지 않아요. 집안 구석구석 숨어 토마스만의 놀이에 빠져 있거든요. 식탁 아래에선 공룡세계를 보고 있었고요, 싱크대 하부장 안에서는 유니콘을 타고 달리는 중이라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올 틈이 없었답니다.
이 타이밍에서 우리 집 딸아이가 가끔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을 때가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나왔네요.
이층집 구석구석을 다니며 토마스가 가는 곳곳마다 주방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되지만 단지 방이 어지럽혀진 모습이 아니에요. 토마스는 이곳에서 우주까지 갔거든요. 열대우림도 있어요.
엄마는 과연 이 케이크를 들고 어느 세계에 있는 토마스를 만나게 될까요?
아이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안에서 상상의 세계를 거니는 가정의 문화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책이랍니다.
토마스의 빨간 이층집에 놀러 가 보세요. 그리고 우리 가정만의 집 놀이를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연말이 곧 이네요. 가장 편안하고 다정한 이 공간에서 가족이 함께 놀이할 때 느끼는 위로와 기쁨이 있기를 바랍니다.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