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 무서워
강소연 글
크리스토퍼 와이엔트 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생각보다 무섭지 않을 수도 있어

텃밭을 하다 보면 평소 입꼬리를 내리고 눈을 찡그리며 바라보던 벌레, 지렁이, 애벌레들에게 익숙해집니다.
특히 가을 텃밭의 시작을 알리는 고구마 수확은
뿌리에 줄줄 달려 나오는 고구마와 함께  벌레나 애벌레들도 엄청나게 나온답니다.
올해는 어린이 친구들을 데리고 고구마를 같이 캐기로 했어요.
흙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벌레는 손도 못 대는 친구도 큰 마음먹고 함께 하기로 했지요.
손에 장갑을 끼고 호미 들고 땅을 조금씩 파다가 벌레 그림자라도 보이면 놀라서 뒤로 물러나기를 반복.
그래도 장갑을 벗어던지고 가겠다는 말은 하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싶었죠.
오늘만큼은 자신의 공포와 마주하기로 큰 마음먹고 온 것 같았거든요.
함께한 우리 모두는 두 시간도 채 안 되어서 박수를 보냈답니다.
고구마 수확이 끝나갈 때쯤 비록 장갑 낀 손이지만 결국 손바닥에 지렁이를 올려놓았거든요.
생각보다 괜찮다고 무섭지 않다며 스스로 뿌듯해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어요.
맞아요. 생각보다 괜찮아요.


이번엔 무슨 일로 투닥거릴까?

<넌 (안) 작아>에서 서로 작다, 크다를 두고 싸우던 두 친구.
<내 거 (아니) 야>에서는 의자를 두고 내 거라고 투닥거렸죠.
이번엔 <난 (안) 무서워>로 둘이 꼭 껴안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얼굴 표정은 겁에 질려있네요. 이번엔 무엇을 두고 둘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지?

'너, 무섭지?'
'아니거든... 넌 무서워?'
'안 무서워. 난 용감하거든. 분명 재미있을 거야!'
'근데 넌 무서운 것 같은데?'

우글우글 털북숭이 개미, 이글이글 용암 구덩이, 지글지글 개미 볶음.
무서운 것들을 떠 올리다가 둘은 결국 무서움에 맞서기로 해요.


'우리 무서울 준비됐지?'

아이들은 무서운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경험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그것을 넘어섰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겠죠.
무서운 것을 즐길 때 (안)무서워져요.
무섭지만 (안)무서운 것들이 많아요. 생각보다는요.

 

ⓒ아이윙 그림책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