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발디:하나뿐인 내 친구
헬게 토르분 글
마리 칸스타 욘센 그림
손화수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이 책은 내성적인 아이인 타이라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상황과 마음을 마치 타이라가 에세이처럼 기록한 느낌을 가진 그림책 이예요.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편안한 관계나 존재감을 갖지 못한 채 일반적이지 않은 다른 성향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은 타이라를 밀어냅니다. 따가운 눈빛과 행동으로요.
상황만 소개하자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타이라의 구체적인 슬픔과 보이지 않는 마음을 타이라 속으로 깊이 들어가 천천히 표현하고 있어요.
그 글과 그림을 따라가 보면 보이지 않는 슬픔이 타이라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 그림책 속의 아이는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닌가 원인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말이 없는 타이라는 그마저도 꿈속의 독백처럼 내면의 혼잣말만 하고 있어요.
주인이 없는 고양이를 친구로 삼고, 피아노를 치며 음표를 친구 삼고, 나무 같은 품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에게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이들은 타이라가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읽어 주고 알아주는 것 같은 존재죠. 하지만 이들이 없는 곳인 학교에서는 여전히 슬픔이 밀어올리는 눈물을 참아야만 해요.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에 갇혀버린 타이라에게 학교는 가슴속에 잠재워둔 슬픔을 깨우는 곳이에요.
비발디, 타이라의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의 이름이에요.
구름이 알려주었죠. 눈빛만으로도 대화할 수 있는 친구 비발디는 뭔가 잘못된 듯한 타이라의 일상을 잊게 해주는 존재예요.
음악, 타이라의 슬픔을 거두고 웃음을 짓게 해주는 묘약이지요.
그리고 비발디의 음악은 할머니가 알려주었고요, 그 음악은 타이라를 춤추게 해요.
잠자리에서 느끼는 엄마의 손길도 타이라의 가슴속에 맺힌 눈물을 사라지게 하는 따뜻한 위로예요.
이 그림책은 해피엔딩이나 새드엔딩의 결과를 갖고 있지 않아요.
다만 보여줄 뿐이에요. 타이라의 마음을요.
그리고 제게는 타이라를 마음속 깊이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진한 그림자를 두고 갔습니다.
여러분이 읽게 될 비발디는 무엇을 두고 갈지 궁금해지는 그림책입니다.
ⓒ모자 쓴 산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