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잔잔한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자신을 꼭 닮은 두발자전거에 으쓱하니 앉은 로타.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야기가 시작될 거 같은 표지 그림 이예요.
혹시 집에서 셋째인 분 있으신가요?
로타는 학교를 다니는 오빠와 언니가 있는 막내딸이에요. 셋째이지요.
첫째인 저는 셋째라면 온갖 귀여움과 사랑을 독차지하며 편안히 자랐을 것 같은데 주위의 셋째인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꼭 그렇지마는 않았다는 답도 들었어요. 셋째라서 받게 되는 사랑이 물론 있었겠지만 형제들 안에서 언니 오빠 눈치로 지낸 시간들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 로타가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말하는 심리에서 감춰진 부분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오빠처럼 하고 싶고, 언니처럼 되어보고 싶은데 아직 키도 나이도 그만큼은 안되지만 못한다고 하거나 다르다고 말하지 않아요.
로타는 말이죠, 다섯 살에 눈동자 색깔도 언니 오빠랑 다르고 학교를 다니는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달라요. 하지만 “비밀이지만”이 한마디만 덧붙이며 모든 것이 언니 오빠처럼 가능해지는 다섯 살이랍니다. 
특히 두 발 자전거를 갖고 싶어서 벌이는 생일날의 에피소드는 그런 로타의 사랑스럽고 당찬 에너지를 확실히 보여주죠.
우리 집 둘째도 뭐든 ‘언니처럼’을 지향하는데요.
아마 나이 차이가 적지 않게 나는 동성이라 더 막내 취급을 받아서 그런가 봐요.
그런 일상의 대우는 능력이나 기능적인 부분에서 지고 싶지 않은 초인적 승부욕을 자극 하나 싶기도 해요. 마치 로타처럼요. 아무도 꼭 그러기를 바라거나 독려하지 않아도 생전 안 타본 자전거에 앉혀주기만 해도 페달을 굴러 두발자전거를 타는 놀라운 일을 보여주거든요.

로타의 이야기로 언니에게 또는 형아에게 늘 꼬마 취급 당하며 서러운 막내의 마음을 읽어줘보세요.
그 마음에 봄날의 꽃비가 내릴 거예요.
아마 페달을 밟는 순간 달리는 자전거의 시원한 내달림을 로타가 되어 함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필자 소개 : 모자 쓴 산딸기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