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님의 휴가
변정원 지음
보림
장마로 쉼 없이 비가 오는 날씨는 사람도 환경도 너무 지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마침 지난주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아무리 빗소리가 좋아도 이건 아니지’ 할 즈음에 이 그림책을 만났지요.
역시 만남에는 타이밍이 있어요.
습하고 불편한 빗소리에 지친 마음을 잠시 기댈 수 있었답니다.
장마가 오면 해님은 휴가를 떠난데요.
멋진 휴가를 기대하는 해님의 표정은 반대로 여름내 햇빛을 비추느라 얼마나 고단했을까 싶어요.
밤에는 한가로이 은하수로 달려가 별도 낚고, 낮에는 해바라기 밭으로 가서 숨바꼭질도 하며 일의 피로를 날리며 잔뜩 신이 난 해님을 봅니다.
‘얼마나 쉬고 싶었을까, 얼마나 즐겁게 다니고 싶었을까.’
장마가 길어질수록 그 시간을 더욱 알차게 즐기는 해님을 그림책은 계속 보여줍니다.
용암 화산에서 수영을, 수영 후에는 횃불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며 먹방도 알차게 챙기네요.
이렇게 긴긴 비가 올 때가 해님에게는 쉼과 충전의 시간이 되는 장면들을 보니, 지치고 불평이던 마음이 장마를 견디는 데에 다른 마음을 가지게 하네요.
해님의 여름휴가가 더 즐겁기를, 그리고 그 긴 비가 멈춘 후 더 찬란한 빛을 비춰주기를... 하고요.
그렇게 이번 장마를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견뎌 보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해의 뜨거운 물리적 특징과 우주라는 해의 세계를 휴가라는 기발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로 들려준 그림책이었어요. 작가의 상상력을 아이들과 공유하며 혹시라도 비에 지친 마음이 있다면 그림책으로 환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필자 소개 : 모자 쓴 산딸기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