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우리 한옥
신광철 글
김유경 그림
마루벌
한옥집 툇마루에 앉아 마당에 놀러 온 참새를 한참 구경합니다.
할머니가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죠.
또 저녁에 삼촌이 펌프질 해서 콸콸 물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푸어푸 세수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죠. 마당을 가운데 둔 한옥집에 살던 시절엔 늘 그렇게 덜그럭거리고 시끌시끌하게 살았습니다.
방은 소박하고 작게 만들었지만 창문은 크게,
집은 작게 만들었지만 마당은 넓게 만듭니다.
비어 있어서 더 쓸모 있는 한옥의 마당.
마당은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는 비워 두는데,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온돌과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마루가 함께 만나 사이좋은 집.
북방문화인 온돌, 남방문화인 마루가 만나 화합한 집이 바로 우리의 한옥.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문화가 조화를 이룬 것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에요.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위와 어울려 그 자체가 자연이 되는 집. 바로 한옥이랍니다.
최근 서울 종로 한복판의 한옥마을이 인증샷을 남기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한옥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채 내부만 현대적으로 재건축하며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곳인데요. 해외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 역시 과거와 현재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매력을 뿜고 있는 이곳의 매력에 빠지고 있죠.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좁은 골목 안에 마주 보고 있는 이 한옥 주택가에는 방문객들로 줄을 섭니다.
한옥이라는 공간이 거주지가 아닌 관광지가 되어가는 것이 아쉬운 마음이에요. 한옥에 살고 있는 지인도 없다 보니 마당에 차려진 카페에 앉아 아쉬운 대로 옛 추억과 정취의 기억을 더듬어 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