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명수정 글, 그림
글로연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는 붉은 선의 그림과 세계를 품은 마음을 동양적인 감수성으로 굉장히 매혹적이고 예쁘게 그린 그림책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림의 구석구석에 자리한 소녀를 보세요.

만나는 이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며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반복하며 전달하고 있어요.

세계의 명작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만났던 여성과 동물이나 곤충을 숨은 그림처럼 그려 치마를 그들이 사는 세계로 표현한 그림은 여성과 고정된 이미지를 가진 것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세계가 결코 약하거나 제한적이지 않다는 것을 그림과 글이 말하고 있어요.

가진 몸의 크기나 관념적 이미지 속에 갇힌 크기가 아닌 그보다 몇십 배는 크게 그림 속에서 섬세하게 확장 시키는 장면은 부드러운 강인함이 느껴진 인상적인 방식이었어요. 다른 세계 속을 향해 걸어 나가며 각기 다른 대답을 하는 만남을 통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작품들의 한 세계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어린이들에게 그 모든 이야기가 연결되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책의 마지막 그림처럼 틀이 덜 굳어진 아이들이 상상하고 꿈꾸는 세계를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를 화지 삼아 그려볼 수 있는 마음을 느끼게도 하니까요.

꿈꾸고 바라는 삶의 한계를 눈에 보이는 만큼만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그림책 어린아이의 질문처럼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를 두르고 끝없이 펼쳐지는 꿈을 꾸며 걸어 나가라고 건네는 메시지를 가진 이 책이, 새해의 다짐들 속에 작은 꽃송이의 흔들림 같은 응원으로 올 한해 함께 하길 바랍니다. 



 

필자 소개 : 모자 쓴 산딸기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