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 괜찮아?

조리 존 글
벤지 데이비스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아이가 고른 키워드 #성격이정반대 #뻔뻔한친구 #그래도친구

어른이 고른 키워드 #친구관계 #진짜친구 #이해 #너그러움

 

사박사박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겨울밤, 촛불 하나가 켜진 작은 집과 그 옆으로 어둡고 커다란 집 하나가 보입니다.

다음 날 아침, 오리는 아침에 눈을 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이미 세 가지는 벌써 다 끝냈군요.) 창밖을 내다보던 오리는 다른 날과는 오늘 아침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창밖엔 눈이 엄청! 쌓여 있었거든요.

이 사실을 자신만 알고 있을 수는 없는 오리는 문을 열고 나갑니다.

커다란 옆집 친구 곰에게 갑니다.

호들갑스럽게 곰을 재촉하지만 기척이 들리지 않자 욕실 창문을 열고 곰에게 눈 소식을 전해요.

따뜻하게 아침 목욕을 즐기고 있는 곰은 이 무슨 날벼락일까요.

추워서 나가기 싫고, 목욕 중이어서 나가기 싫은 곰에게 오리는 멋진 풍경을 함께 보자고, 고운 눈을 함께 보자고 밖으로 끌고 나갑니다.

곰은 목욕을 하다 말고 젖은 몸으로 오리에게 끌려나가요.

몸에 물이 뚝뚝 흐르는 곰을 옆에 두고 오리는 신이 나서 눈을 갖고 놀 궁리에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 얼음 땡 할까?

성 만들까?

눈썰매 탈까? 북극곰 만들까?

곰의 대답은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렇다면 눈에 누워서 팔다리라도 움직이며 천사라도 만들고 집에 가서 쉬라고 선심 쓰듯 말해요.

곰은 그러마 하고 눈 쌓인 바닥에 천사를 남긴 채 집으로 돌아가려 뒤로 돌아서는데 곰의 뒤통수를 향해 날아오는 눈덩이.

오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합니다.

"정말 마법 같은 겨울이야! 같이 놀아서 즐거웠어."

망연자실한 곰의 얼굴은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커다랗게 에에에에에에 에취-

그 모습을 본 오리는 말합니다.

"안에 들어가자! 내가 돌봐 줄게. 싫다고 하기 없기"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 꼭 만나죠. 너무 얄미워서 꿀밤 한대 콕 쥐어박아주고 싶은 인물 말이에요. 오리가 딱 그렇습니다. 이제 오리는 곰의 병간호를 위해 부산스럽습니다.

죽 만들어 줄까?

얼음찜질해 줄까?

토스트 만들어 줄까?

결국 곰은 버럭 화를 내고 맙니다.

"오리야, 나 좀 제발 쉬게 해 줘. 그래야 나을 것 같아. 이제 제발 집으로 가!"

터덜터덜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가는 오리.
무뚝뚝한 곰에게 마음이 상해서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리고 혼자서 또 중얼중얼하는데 에에에에취!

오리는 중얼거립니다.
"
아휴, 몸이 별로 안 좋은데 곰이 나처럼 돌봐 주러 올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친구. <곰아, 자니?> <곰아, 놀자!>에 이어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심심한 오리는 늘 곰을 괴롭히는 것 같아요. 수다쟁이 오리를 보며 웃음이 나는 쪽인가요? 혹시 곰에 감정이 이입되지는 않나요?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를 보며 톰이 불쌍하다고 느껴지면 어른 감성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톰이나 곰이나 작은 친구들에게 당하기만 한다는 것은 그들이 친구임을 인정하기 때문일 거예요. 이미 그들은 오리보다 생쥐보다 상위 포식자 아니던가요? 당하고만 있을 관계가 아니라는 거죠. 함께 울고 웃고 우정을 나누는 곰과 오리의 유쾌한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힌트를 드린다면 단짝 친구 오리와 곰의 우정은 아주 오래오래 이어질 거라는 것이죠.



 

필자소개:아른아른
(아)이가 읽어도 좋고, 어(른)이 읽어도 좋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그림책에서 그림이 말하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던 날 새로운 꿈을 꾸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림책지도사, 그림책심리학, 아동청소년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을 공부했으며 책, 영화, 미술, 사진을 매개로 교감과 위로를 나누는 일을 꿈꾸며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