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만고만
심미아 글, 그림 / 보림
요즘 동네 사람들은 모두 고만고만 이야기만 합니다.
‘고만고만’은 저쪽 집에 사는 갈색 고양이랍니다. 성은 고, 이름은 만고만. 고, 만고만이죠.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말썽쟁이 고만고만이 갑자기 말썽도 안 부리고 아주 딴 고양이가 되었어요.
도대체 만고만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고래를 잡겠다며 무작정 바다로 나선 고양이가 난리법석 소동을 피웁니다.
액자 구조를 활용하여 동네 사람들이 숙덕거리는 현재와 사건이 벌어진 한 달 전 시점을 엮고,
휴대폰 화면을 활용하여 화면을 꾸민 점이 특히 재치있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채식주의자가 된 고양이’라는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죠.
곳곳에 곱씹어 볼 거리들이 숨어 있습니다.
물고기를 보면 그저 먹어치울 생각만 하던 고양이가 바다 속에서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봐요.
엄마 물고기를 졸졸 따라다니는 아기 물고기들을 보고,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고,
심지어 제 형과 닮은 물고기까지 발견해요.
바다 속에서 세상을 발견하고, 또 그 세상이 땅 위 세상과 다르지 않다는 느낌은
어쩐지 물고기를 더 이상 ‘생선’으로 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들도 자신과 다르지 않은 존재라고 느꼈으니까요. 게다가 고래에게 목숨 빚까지 지고 말았네요.
만고만이는 요즘 텃밭에서 오이랑 상추를 먹는대요.
과연 만고만이가 앞으로도 계속 채식주의를 고수할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