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호랑이 칼레의 행복한 줄무늬 선물
야스민 셰퍼 글, 그림
김서정 옮김
봄볕
제목부터 참 친절한 이 그림책은 왠지 친절함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동물,
호랑이 칼레의 친절한 하루를 기록한 책이랍니다.
어떤 동물 친구보다 커다란 몸집과 용맹스러운 줄무늬는 감히 누가 다가가기도 어려운 포스이죠.
게다가 이를 드러내고 어흥~이라도 하는 모습을 본다면 호랑이 근처에는 가지도 못할 거 같아요.
하지만 칼레는 달라요.
정원의 식물에게 물을 주고, 아침식사는 채식이군요.
하루의 시작부터 여느 육식 동물과는 분명 달라 보여요.
오늘은 마침 칼레가 가을빛을 닮은 자그만 배낭을 메고 하루만큼의 모험을 나서는군요.
함께 칼레를 따라가볼까요.
친절하고 따뜻한 그림책은 분명한데,
모험 중에 만난 딱정벌레의 말투와 쓰는 단어가 너무 코믹스러워 그만 웃음이 터졌어요.
아직 초등학생인 저희 딸도 이렇게 표현하는 걸 보지 못했는데
딱정벌레는 분명 초등학생은 아닐 거라며 웃었어요.
하루의 모험 동안 다섯 친구들을 만나며 풀어내는 에피소드에서
칼레의 나눔과 친절함으로 인해 누리는 기쁨과 그 후 잠시 찾아오는 공허함,
그러나 이내 다시 채워지는 마음의 풍요는 사실 글로는 다 알 수 없는 느낌일 거예요.
다 줬는데 어떻게 기쁘지?
그래도 하나는 남겼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죠.
사랑과 나눔은 실천해보아야
즉 타인에게 주어 보아야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과 마음이 가득 차는 풍요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 그림책은 마지막 면지에서 글이 없는 단 한 장면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해줍니다.
칼레가 갖게 된 새로운 무늬는 사랑과 나눔의 흔적이기도 하며
칼레의 성품과 딱 맞아 보이는 건 이 그림책을 함께한 이들이라면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게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눔으로써 가지는 더 큰 기쁨과
나아가 다 가지지 않아도 감사와 만족이 있는 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바로 이 행복감을 이야기해주는 호랑이 칼레의 모험을 함께 하며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어 오늘 이 하루도 참 감사합니다.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 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 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고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 친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