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숲
이정덕, 우지현 지음
청어람주니어
2017.5

 

숲 속을 걸어요 산 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 속을 걸어요 꽃향기가 그윽한 길

어릴적 가장 좋아했던 동요인 [숲속을 걸어요]의 가사입니다. 저는 지방 소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학교가기를 즐겼지요. 아무도 없는 텅빈 운동장에 혼자 들어서는 기분이 좋았거든요. 이 노래를 혼자 흥얼거리다 보면 귓가에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어느새 혼자가 아닌것 처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숲이 주는 편안함과 경쾌함이었을까요. 텅빈 길에 살짝 조심스러웠던 발걸음은 들려오는 노랫말에 이내 마음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태어난 숲》은 바느질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그림작가인 딸이 어머니와 함께 한 땀 한 땀 수놓아 완성한 책이라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그림책, 그것은 저의 로망이기 때문이지요. 한때 제 아이의 꿈이 동화작가였는데 요즘엔 영화감독이라 어찌 될진 모르지만 언젠가 저도 딸과 함께 그림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내가 태어 났어요.'로 시작되는 첫장부터 "'내가' 과연 누굴까?" 하는 궁금함에 얼른 책장을 넘겨봅니다.
고운색으로 앙증맞게 수놓인 작은 나무열매, 아이의 피리소리에 노래하는 분홍새, 조그만 벌레들과 이들의 숨은 친구인 옹달샘까지..
숲은 '내가' 태어나는 생명력이 충만한 곳이예요.

그림속에서 만난 숲은 다정함을 손에 건네 주는것 같습니다. 마치 어릴적에 '빨간머리앤'을 읽은 후 앤이 된것 처럼 나무에게 말을 걸고 어른이 된 시간에 나를 언제쯤 데려다 줄지 생각하던 그 때의 시간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바쁜 엄마를 대신해 나무에게 말을 건네고 텅빈 운동장을 들어서며 호흡을 가다듬던 아이.
그 순간을 숲속 한가운데처럼 느끼던 아날로그 필름 속의 나를 만나는 시간 입니다.
수를 놓으며 천천히 그려낸 숲이야기가 주는 편안한 호흡을 함께 느껴 볼까요?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모자 쓴 산딸기
이제 십대가 된 11살 딸과 '언니처럼'을 지향하는 5살 딸을 키우는 두 딸의 엄마이자 말없는 남자의 아내인 여자사람 입니다. 김승연 작가님의 <여우모자>로 그림책이 어른에게 주는 감성과 위로를 알게 되었구요. 동네의 닮고 싶던 언니가 그림책과 친구로 지내는것을 알고 더 깊이 알고 싶어진 친구이자 취미가 된 그림책의 새친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