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신혜은 글
최석운 그림
사계절

 

 

간만에 비가 내렸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는데
내일 일기예보는 또 다시 29도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라고 하네요.
저녁 7시쯤 비가 그친 뒤 갑자기 하늘에서 햇빛이 커튼을 걷어 올린 것 처럼 밝아졌어요.
비구름, 먹구름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어둠이 오기 전에 지는 햇빛을 기쁘게 건네주고 갔네요.
덕분에 하늘을 한참 바라봤어요.
딸아이도 씻고 나오더니 하늘 좀 보라며 활짝 웃습니다.
비구름 뒤엔 언제나 파란 하늘이 있죠.

나무복도의 왁스 냄새를 기억하세요?
오늘같이 비가 내렸던 날의 교실 냄새.
창밖의 빗물냄새와 함께 섞인 눅눅한 냄새.
우리는 냄새로 그 시간을 기억하기도 합니다.
몸이 고스란히 느꼈던 감각이 추억의 그 때로 데려다주는 경험.

초등학교앞 비가 갑자기 내린 날엔 우산을 든 엄마들이 교문 밖에 가득합니다.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엄마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웃는 입으로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
반면 그대로 내리는 비를 맞고 하교해야 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빗물과도 같습니다.
아마도 아이의 엄마도 같은 얼굴일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미안한 엄마 마음은 구름 뒤 파란 하늘에게 조금은 위로 받으실 수 있기를...
아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저 어두운 하늘 뒤에 있을 파란 하늘 말이죠.

 

ⓒ아이윙 그림책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