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콧물끼리
여기 글, 그림
월천상회
2017.5
수채물감으로 슥슥 그려진 「콧물끼리」
‘어서와~ 콧물끼리는 처음이지?’ 하고 콧물을 쏘며 책 속으로 손을 잡아끄는 것만 같습니다.
작년 어느 날, 딸아이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가
자신의 앞니 배열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누군가 아이의 앞니를 가지고 한 마디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딸에게 “그건 엄마를 닮아 그런 거야.”하며 “나중에 교정을 할 거니깐
의식하지 말고 크게 웃어. 넌 크게 웃을 때 제일 예뻐”라고 말해준적이 있습니다.
열 살 난 제 딸처럼 저의 학창시절에도 못나게 난 이가 부끄러워 마음 놓고 웃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크게 웃던 작게 웃던 이미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의 그런 모습을 모르는 게 아닐 텐데
뭣 하러 그리 숨기려고 했었는지...
고등학교 2학년 봄 소풍 때, 친구에게서 배꼽 빠져라 웃던 제 모습이 찍힌 사진을 건네받고서야
비로소 이를 드러내고 마음 놓고 웃는 내 모습이 흉하진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웃는 제 모습이 싫지 않았던 것이...
크던 작던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성과 자존감을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다름을 인지하고, 그것을 인정하며 받아들이기까지 나름의 과정을 경험하죠.
주인공 ‘콧물끼리’는 코가 없어 자신을 놀림과 의문의 대상으로 보는 다른 코끼리들로부터 배척을 당합니다.
끼리는 자신의 모습이 왜 다른지, 왜 달라서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생각하며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울고 속상해 합니다.
그리고 길게 늘어진 콧물 때문에 ‘끼리’에서 ‘콧물끼리’로 불리게 되기도 하죠.
그러던 콧물끼리는 자신을 반기지 않는 친구들로부터 멀리 나와 혼자 시간을 보내며 콧물로 날파리도 잡고,
물로 이것저것 만들어도 보기도 하고, 그 콧물에 휘감겨도 보고 급기야
그런 자신의 모습에 한바탕 웃어도 보며 진정한 자신을 콤플렉스를 통해 만나게 됩니다.
자기 자신의 콤플렉스를 껴안고 가만히 숨어 지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콧물끼리는
누군가 나를 인정해주기까지 기다리는 것 보다 내가 먼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나에 대한 평가를 남에게 맡기지 않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나'를 만들어갈 때 진정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에너지보다 자존감을 갖고 스스로 낸 용기가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그 힘과 영향력이 더 클 테니까요.
ⓒ모자 쓴 산딸기(아이윙 그림책 리뷰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