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될 수 있어
요시타케 신스케 글, 그림
스콜라
2017년 04월

 

 

잘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무언가 분주하게 할 일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만들기를 시작하거나, 너무 그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그림 도구를 꺼내죠.
'또 안 자고 뭐 하게!' 라고 아이를 향해 날선 목소리를 날려봐도
'잠깐만 이것만 할 게요' 라며 뭔가를 주섬주섬 시작합니다.
아니 대체 왜! 잘 시간만 되면 만들기를 하고 싶냐고요.

못 맞혀도 화 안 낼 거지?

다 씻고 잠옷까지 갈아입고 이제 잠자리에 눕기만 하면 되는 아이.
그런데 아이가 빨래를 개고 있는 엄마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며 게임을 제안합니다.
이 때 엄마의 반응에 격한 공감이 갔어요.
'응? 또?' 
항상 반복되는 놀이를 가져오면 이 대사를 참 많이도 했던 것 같아요.

아이는 자신이 흉내내는 몸동작을 보고 엄마에게 무엇인지 맞혀보라고 합니다.
엄마는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을 애써 감추고 말합니다.
'못 맞혀도 화내면 안돼'
아이는 몸을 구부리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팔을 휙휙 휘두르며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무것도 알아맞히지 못하죠.
계속되는 문제에 엄마는 지쳐가고 결국 아이도 왜 이걸 모르냐며 화를 냅니다.
'거봐, 화났지! 화내면 안 할 거야!' 엄마도 화가 나서 말합니다.
아이는 알았다며 다시 문제를 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에겐 어려운 문제들.

서로가 답답해하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남의 집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어릴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의 단어와 어휘를 사용하지만
그것으로 무언가를 설명할 때, 엄마나 아빠가 맞히지 못하면 아이는 너무 속상해서 화를 내다가
결국 참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요. 그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그 뜻을 알아내어
아이와 소통하고 싶은데 안타까운 마음이죠.
아이를 키웠던 부모들이라면 겪어봤던 상황들이기에 공감과 웃음이 더욱 현실적이에요.

앞 장면에서 문제를 내고 다음 장에서 정답을 보여주는 구성이라 함께 맞혀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맞히기가 어렵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아! 맨 마지막은 맞혔어요.
아마도 작가가 쉽게 맞힐 수 있도록 센스를 발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장의 문제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쉬웠거든요.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던  '앗 나도 이런거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라는 지점에서
더 깊이 쪼개고 들어가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소소한 사건이나 물건, 행동을 포착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냅니다.
사소한 일상의 소소함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감탄하게 만드는 작가.
다음 그림책이 기다려집니다.

ⓒ아이윙 그림책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