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 제대로 키우는 법
카타리나 그로스만-헨젤 글, 그림
윤혜정 옮김
듬뿍
2017년 3월
서너 살 무렵, 아이가 원하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운동화나 부츠는 절대 사 주지 않았어요.
유치해 보이고 예쁘지 않았으니까요. 그나마 실내복으로 타협을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엄마의 취향에 맞춰 아이를 키웠습니다.
겨울 왕국 엘사 원피스가 그렇게도 유행하던 몇 년 전, 정말 죽을 만큼 사 주기 싫었지만,
큰마음 먹고 사 줬어요. 아이가 그렇게 원하는데... 대신 조건을 달고 다짐을 받았지요.
'동네에서만 입는 거다?!'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때도 좋아하는 텔레비전 만화 주인공이 그려진 운동화를 갖고 싶어서
엄마한테 졸랐던 나였는데, 내 아이에게는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선택권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죠.
참 우스운 엄마입니다.
내 입맛대로, 내 취향대로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의식해 가며 아이를 키웁니다.
나는 아무것도 선택하고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태어나 보니 그분들이 내 앞에 있습니다. 엄마, 아빠 말이지요.
나는 점점 자라나고 있는데, 부모님이 영 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내 목소리가 엄청 큰데도 내 말을 듣지 않아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부모님을 교육하기로요. 내 마음에 딱 들 때까지 훈련시키는 거죠.
내가 꿈꿔오던 부모님의 모습과 똑같아야 해요. 꼭 그렇게 내 부모님을 교육하고 말 거예요.
부모님을 교육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어요. 바로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더라고요.
나는 아주 엄격했어요. 부모님은 아주 느리게 배웠죠.
모든 걸 하나하나 되풀이해야 했어요. 수백만 번이나!
시간이 갈수록 부모님은 점점 얌전해지기 시작했어요.
부모님은 나를 살짝 무서워했고,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했죠.
부모님은 뭔가를 잘못해서 나를 화나게 할까 봐 항상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조금 이상했어요. 집안이 너무 조용했고, 나는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얌전하기만 한 부모님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은 이제 충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되면 좋겠어!
나를 무서워하는 부모님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말이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나는 또 인내심을 가져야 했어요.
부모님에게 용기를 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칭찬했어요.
또 저녁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물었어요. 부모님은 매일 나에게 조금씩 더 많은 이야기를 했죠.
마음 놓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으려면 규칙 말고 다른 것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인내심이 필요해요
바위에서도 꽃이 필 것이라고 믿으면 결국은 꽃이 핀다고 합니다.
그런 믿음으로 아이를 키우라고 합니다.
아이의 성향과 개성은 무시한 채 부모의 생각대로 키운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요.
부모들은 아이를 교육한다는 명분 아래 강압적인 태도로
사사건건 규칙과 예절을 강조하며 잔소리로 아이를 대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아이가 성장하길 바랍니다.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더라도 아이에게 자율성과 선택권을 제시하고 의논하며 자라는 아이는
분명 '제대로' 자라날 것입니다.
아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과 보여주는 행동들을 모두 듣고 기억합니다.
아이 앞에서 다른 사람 뒷이야기, 외모를 두고 말하기 등은 제발하지 말아달라고
아이 아빠에게도 부탁하곤 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흡수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이윙 그림책큐레이터
